기술과 감성 사이, 그 어느 다리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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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10 . - 현장에서 미래를 본 날

📘 1993년 12월 10일 (금) / 날씨 : 흐림 현장견학 다녀오다오늘은 서울 북부 도로건설공사 현장을 견학했다.삼성건설이 시공 중인 대형 교량 공사 현장이었다. 이 교량은우리나라 최초로 세그멘탈 공법이 적용된 교량으로,총연장이 5km 이상,당시 기준으로는 동양에서 가장 긴 교량이라고 했다. 콘크리트의 설계기준강도는450kgf/cm²의 고강도였고,PSC BOX 거더를 세그먼트 방식으로 제작해현장에서 가설하는 방식이었다.현장 관계자는시공 오차가 3mm 이내,즉, 면도날 두께 수준의 정밀도로 시공되고 있다며놀라운 기술력을 설명해 주었다.이 공법은 앞으로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장을 둘러보며감독(감리단장)의 설명을 하나하나 귀담아 들었다.설계, 시공, 품질관리 등모든 공정이 컴퓨터를 기반으..

7. 복원일기장 2025.05.19

[복원일기] '93.12.09. - 헛걸음 같았던 하루, 그러나 나의 꿈은

📘 1993년 12월 9일 (목) / 날씨 : 맑음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다 오늘은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스스로 생각해도, 수업 내용도 집중도도모두 부실했던 하루였다. 오전 1, 2교시는한국해외기술공사 회장님이우리 건설인들의 마음가짐과부실공사 추방을 위한 감리원들의 역할에 대해열띤 강의를 해주셨다.3, 4교시는 영화 상영.대강당에서 합동 수업으로 진행되었기에출석 체크에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보았던㈜유신설계공단의 신입사원 모집공고가 문득 떠올랐다.망설일 필요 없이, 마음먹은 김에 원서를 내보기로 결심했다.학생과를 찾아가 재원증명서를 발급받은 뒤,오후 수업을 빠지고 곧장 서울로 향했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 내려유신빌딩을 찾아 나섰지만,서울 지리에 익숙지 않아한참을 헤매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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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8. - 현장으로 나가다, 제도의 경계에 서다

📘 1993년 12월 8일 (수) / 날씨 : 맑음 현장견학을 다녀오다오늘 학과 시간에는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을 견학했다. 토목 1, 2반은 4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탔고,건축반은 2대의 버스를 타고삼성의료원 건축현장을 다녀온 모양이다. 우리는우리나라 최초로 시공 중인 4차선 NATM 공법 터널공사 현장과도로 토공 작업 현장 등을 둘러보았다.(정확한 위치는 기억이 흐릿하지만,아마도 구리~퇴계원 구간이지 않았을까 싶다.) 입교 후 매일 고밀도 강의만 이어지다가야외로 나가 현장을 직접 보니수업이 훨씬 더 현장감 있게 다가왔고,무엇보다 기분이 상쾌했다. 사실 학교 다닐 때터널공사 현장은 이미 몇 번 견학한 적 있었기에딱히 새롭거나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견학은더 체계적이고, 확실한 이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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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7. - 동기들과 회포, 기술인의 긍지를 되새기다

📘 1993년 12월 7일 (화) / 날씨 : 맑음 기숙사 316호 동기들과 회포를 풀다오전 1, 2교시 강의는한국건설품질관리연구원 안영기 이사장이 맡은 과목이었다.3교시에는 공사 사례 VTR을 시청했다.내용은 일본 신칸센 해저 터널공사 과정이었다.영상은 기술적인 면에서도 놀라웠지만,무엇보다 그 정밀성과 시공 시스템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오후 4, 5교시는도가한의원 안중선 씨의 강의.주제는 .처음엔 강의실 분위기가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했지만,그는 *氣(기)*와 *道(도)*에 대한 수련법을간단하게나마 체계적으로 설명해주었다.안중선 씨는 《천기누설》이라는 책의 저자이자스포츠조선에 고정 칼럼을 연재하고 있었고,서울대 철학과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인물이기도 했다.정치・경제・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국내외 유명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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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6. - 선구자의 말, 그리고 나의 다짐

📘 1993년 12월 6일 (월) / 날씨 : 맑음 (새벽에 눈)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밖에는 하얗게 눈이 내려 있었다.전날 외박을 나갔던 사람들이수업 시간에 맞춰 부리나케 뛰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옆자리 건국대 김홍문 씨는수업이 시작되기 직전에서야 들어왔고,전날 친구들과 술을 마셨는지술이 덜 깬 채 피곤해하는 모습이었다.외박 나갔다 돌아온 사람들이 하나같이피곤에 지쳐 있는 걸 보니괜히 안 내려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대구에서 올라온경북대 김현철 씨는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고속버스를 탔고,그마저도 지연 운행돼밤 12시가 넘어서야 교육원에 도착했다고 한다.피곤한 몸을 이끌고새벽에 도착했을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오전 수업은 였다.(재)한국건설안전연구원 김경진 원장님이법규와 사례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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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5. - 혼자 떠난 바다 — 작약도에서 광화문까지

📘 1993년 12월 5일 (일) / 날씨 : 맑음 아, 피곤하다.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다리가 아프다. 지난 밤, 숙소에서 홀로 잠을 잔 후아침 7시 기상 시간에 맞춰 일어났다.평소와는 달리 세수도 하지 않고 식당으로 갔다.외박을 나간 사람들이 많아식사 인원이 몇 명 되지 않았다.아는 사람도 없어, 조용히 혼자 밥을 먹고간단히 세수를 한 뒤 교육원의 문을 나섰다.전날 밤 마음먹은 대로서해 바다에 가보기로 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였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연안부두.맑고 푸른 색의 동해 바다와는 달리,처음 본 서해 바다는 검은빛을 띠고 있어바닷물이 다소 더러워 보였다.아마도 모래사장이 많은 동해와 달리갯벌이 많은 서해의 특성 때문이리라...또 하나 특이했던 점은,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을 보여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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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4. - 첫 주말, 혼자라는 시간과 마주하다

📘 1993년 12월 4일 (토) / 날씨 : 맑음 건설기술교육원에서의 첫 주말을 맞다오늘은 입교 후 첫 번째 평가를 받는 날이자,첫 외박이 허용되는 날이다.오전 1, 2교시는 강의를 안영기 강사님이 맡았다.그는 공무원으로 다년간 현장 경험이 있었고,시공기술사와 품질관리기술사를 취득한 사람이다.현재는 책임감리회사의 대표이자한국건설품질관리연구원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그는 고병우 건설부장관과는조금 다른 시각에서 감리제도를 바라보고 있었다.즉,“초급 감리원들이 현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감리전문회사가 과연 정착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해낙관적인 입장만은 아니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번에 바뀐 감리제도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초급 감리원들은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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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3. - 쌀쌀한 날, 뜨거운 배움의 온도

📘 1993년 12월 3일 (금) / 날씨 : 맑음 오늘 날씨는 무척 쌀쌀했다.길가에 얼음이 언 걸 보니기온이 많이 내려갔음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기숙사와 강의실 모두 따뜻한 난방이 잘 되고 있어생활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전 1, 2, 3교시는건설부 서기관 박덕웅 강사님의 강의 마무리 수업이었다.어제 다 끝내지 못한 부분을 이어서 강의하셨다.3, 4교시는 과목.어제에 이어 최용운 부사장님의 수업이 계속되었다.개인적으로는 그다지 흥미로운 과목은 아니었지만부드럽고 신사적인 노교수님의 강의 덕에차분하고 좋은 수업 시간이 되었다. 오후 5교시는 시간.공정관리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해보았다.컴퓨터에 조금씩 감이 잡혀가는 기분이다.6, 7교시는경원대 대학원장 김의원 교수님의“한국의 건설기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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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2. - 감동 받은 날, 기술자의 양심을 마주하다

📘 1993년 12월 2일 (목) / 날씨 : 맑음 오늘, 가슴이 뜨거워진 날오전 1, 2, 3교시 수업은인하대 구민세 교수님의 강의였다.딱딱한 과목이라 생각했지만,우리가 너무 쉽게 지나쳐온 구조해석의 오류를자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짚어주셨다.그 설명 하나하나가내게는 깊은 각성과 자극의 계기가 되었다. 오후 4, 5교시는건설진흥공단 이사이자 NATM 시공의 산증인,임영국 강사님의 강의였다.무려 33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NATM 공법의 국내 도입과 그 적응의 여정을열정 가득한 목소리로 전해주셨다.일제강점기 이후 침목 방식 일색이었던 터널 굴착공사에NATM 공법을 들여와 뿌리내리기까지의 과정은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그는 , 이라는자신의 책을 언급하며이 기술이 단순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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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일기] '93.12.01. - 현장과 이론, 그 사이에서

📘 1993년 12월 1일 (수) / 날씨 : 맑음 교육원 3일째오늘의 첫 교시 강의는 과목이었다.오전 내내 이 과목으로 교육을 받았는데,강사는 ㈜경일기술공사 부사장인 최용운 교수님이었다.(훗날 나는 이 회사 구조부에 입사하게 된다)이 강의는 학교에서 배운 환경공학과 유사한 내용이라이해하기 쉬웠다.특히 교수님의 풍부한 경험과 높은 학식 덕분에설명이 매우 알기 쉬웠고,강의 내용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오후 4, 5, 6교시는 과목이었다.인천대 교수인 권영웅 박사님이 강의하셨다.3학년 때 토목시공학 시간에 배운 내용이라기억이 새롭게 떠올랐다.그분은 우리나라 구조역학 분야에서스스로 제1인자임을 내세웠고,주요 구조물의 안전진단 팀장을여러 번 맡았다고 했다.하지만 그리 흥미 있는 과목은 아니었다.시간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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