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를 훌쩍 넘긴 시각.모델은 또 수렴되지 않았다.3차 반복까지는 안정적이었지만,4차에서 갑작스럽게 변위가 튀었고,반력은 균형을 잃었다.하중 조건은 이상 없고,경계조건도 수차례 점검했지만결과는 여전히 비정상적이었다.스프링 강성, 콘크리트 탄성계수,경간 길이, 단면 설정…뭔가 놓쳤다는 불안만 커졌다.결과보다질문이 더 많아지는 밤.결국 모델은 침묵했고,나도 화면을 멈춘 채,조용히 그 구조를 바라보았다.그 구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나는 그 안에서‘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정적을 느꼈다.“내가 만든 이 조건이,현실의 하중을 진짜 담아내고 있나?”“지금 수치가 맞다고 해서,정말 이 구조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나?”수치는 끝내 수렴되지 않았고,동이 트기 시작했다.그 새벽,나는 하나의 진실을 얻었다.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