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 12월 10일 (금) / 날씨 : 흐림
현장견학 다녀오다
오늘은 서울 북부 도로건설공사 현장을 견학했다.
삼성건설이 시공 중인 대형 교량 공사 현장이었다.
이 교량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그멘탈 공법이 적용된 교량으로,
총연장이 5km 이상,
당시 기준으로는 동양에서 가장 긴 교량이라고 했다.
콘크리트의 설계기준강도는
450kgf/cm²의 고강도였고,
PSC BOX 거더를 세그먼트 방식으로 제작해
현장에서 가설하는 방식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시공 오차가 3mm 이내,
즉, 면도날 두께 수준의 정밀도로 시공되고 있다며
놀라운 기술력을 설명해 주었다.
이 공법은 앞으로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장을 둘러보며
감독(감리단장)의 설명을 하나하나 귀담아 들었다.
설계, 시공, 품질관리 등
모든 공정이 컴퓨터를 기반으로
계획, 계산, 점검되고 있었고,
현장은 그야말로 기술과 과학의 총합체 같았다.
견학 후에는
현장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역시 국내 굴지의 대기업답게
음식이 아주 훌륭했다.
테이블 위에는 미리 준비된 야채 샐러드,
둥근 접시에 담긴 흰쌀밥 위로 얹힌 오무라이스,
그리고 시원한 오뎅국물 한 그릇까지 곁들여져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식사 후에는
현장소장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교량 시공 전반에 대한 설명은 물론,
감리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현장에서 주의할 점 등을 상세히 전달해 주셨고,
마지막으로 시공 전반을 담은 VTR 시청도 진행되었다.
(※ 이 소장님은 윤만근 소장으로 추정된다,
훗날 인천대교 소장으로도 부임했고,
나는 그 인천대교 현장에서
책임감리단 소속 구조담당자로 일하게 된다.
지금 돌아보니,
이 현장 식당의 분위기나 시스템이
인천대교와 많이 닮아 있었다.)
강의 중에는
캔커피와 과자, 과일 등이 놓여 있었고,
나눠주는 기념품까지 세심했다.
작은 병따개와 칼이 함께 붙은
열쇠고리 형태의 기념품이었는데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견학을 마치고 교육원으로 돌아오자,
어제 우리 316호실 멤버들이
각자 시험 과목을 나누어 요약 정리한 자료를
복사해 나눠주기로 했던 계획대로
정리본을 받아 공유했다.
7명이 각자 맡은 과목을 요약 정리하고
서로 나눠 갖는 방식은
정말 효율적이고 도움이 많이 되는 방식이었다.
나는 <강구조> 과목을 담당했다.
내일 시험에서
내가 예상한 문제들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의 견학도, 정리도, 모든 준비가
더욱 의미 있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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