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감성 사이, 그 어느 다리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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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업관리'라 적고, '감리'라 부른다?

'건설사업관리'라 적고, '감리'라 부른다?어느 순간부터 ‘감리’라는 말이 공문서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신 ‘건설사업관리’라는 긴 이름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감리단'은 '건설사업관리단'으로, ‘감리원’은 ‘건설사업관리 기술자’를 거쳐, 지금은 ‘건설사업관리 기술인’으로 명명됐다. ‘책임감리단장’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책임건설사업 기술인’이라는 이름으로 공문서에 적힌다. 매우 어색하지만, 제도상 그렇게 써야 한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여전히 ‘감리’라고 부른다. 제도상 명칭이 바뀐 지 어언 10년이 지났지만, 손에도, 입에도 익지 않는다. ‘건설사업관리’는 글자 수는 많고, 발음도 어색하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감리단”, “감리원”이라 부른다. 그게 더 자연스럽고 실감난다. 심지어 발주처..

5. 불꽃의시선 2025.06.24

동트는 새벽

새벽 4시를 훌쩍 넘긴 시각.모델은 또 수렴되지 않았다.3차 반복까지는 안정적이었지만,4차에서 갑작스럽게 변위가 튀었고,반력은 균형을 잃었다.하중 조건은 이상 없고,경계조건도 수차례 점검했지만결과는 여전히 비정상적이었다.스프링 강성, 콘크리트 탄성계수,경간 길이, 단면 설정…뭔가 놓쳤다는 불안만 커졌다.결과보다질문이 더 많아지는 밤.결국 모델은 침묵했고,나도 화면을 멈춘 채,조용히 그 구조를 바라보았다.그 구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나는 그 안에서‘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정적을 느꼈다.“내가 만든 이 조건이,현실의 하중을 진짜 담아내고 있나?”“지금 수치가 맞다고 해서,정말 이 구조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나?”수치는 끝내 수렴되지 않았고,동이 트기 시작했다.그 새벽,나는 하나의 진실을 얻었다.수치..

5. 불꽃의시선 2025.06.22

[가설구조물 논란] 같은 법, 다른 조항, 다른 주체

🔹 구조검토, 너무도 당연한 것… 그런데 가설구조물이라면?설계자가 자신이 설계하는 구조물에 대해 구조검토를 수행하는 일은법령 유무와 관계없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사실 그 당위성을 따질 필요조차 없을 만큼 기본적인 행위다.하지만, 대상이 ‘가설구조물’일 경우얘기는 달라진다.가설구조물은 공사를 시행하기 위해 시공자가 설치하는 임시 구조물이며,설계단계에서는 시공사나 전문업체조차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런데 이러한 가설구조물을 설계자가 미리 구조검토하고, 설계도서로 작성하라는 것은마치 “임신도 하지 않은 처녀에게 아이를 낳으라”는 것과 같은 비논리적 요구다.게다가 한 법률 내에서도 조항에 따라 구조검토의 주체가 서로 다르게 규정돼 있다.이 모순은 법 조항별 개정 연혁을 살펴보면 명확히 드러난다.건..

5. 불꽃의시선 2025.06.22

국밥의 미학 : 말보다 뜨거운 위로

국밥의 미학 : 말보다 뜨거운 위로“국 없이 밥을 먹는 건, 말 없이 살아가는 것과 같아.”어릴 적 아버지는 늘 국을 먼저 드셨다.국을 한 숟갈 떠먹고 나서야 밥을 말고, 그제야 식사가 시작됐다.당시엔 몰랐다. 왜 국부터일까.지금 생각해보면, 그 한 숟갈 국물 속에는 하루를 시작하는 말보다 뜨거운 위로가 있었던 것 같다.국밥은 뜨겁다 — 위장을 넘어 마음을 데운다국밥은 늘 뜨겁다.나 역시, 입천장을 데이고도 다시 국을 뜬다.왜일까?그 뜨거움이 어쩌면 ‘무언의 위로’이기 때문이다.차가운 하루를 지나 돌아온 식탁에서, 그 어느 말보다 먼저 내게 말을 거는 건"괜찮아"라고 속삭이는 듯한, 김 올라오는 국물이다.국밥은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마음을 데우기 위한 ‘언어 없는 구조물’이다.국밥집의 풍경 —..

5. 불꽃의시선 2025.06.21

태극기 되찾기, 국가의 상징은 누구의 것인가

태극기 되찾기— 국가의 상징은 누구의 것인가1. 태극기를 보면 불편해지는 이상한 나라예전엔 태극기를 보면 가슴이 벅찼다.올림픽에서, 8.15 행사에서, 학교 조회 시간에…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우리 모두의 정체성이었다.그런데 어느 순간,태극기를 보는 순간 불편한 감정이 앞서기 시작했다.광화문 광장 한가득 펄럭이는 태극기확성기와 고성, 전광판과 군복 차림그리고 ‘태극기 부대’라는 극우 집단...그 깃발은 언제부턴가 국가 전체가 아닌, 특정 집단의 상징처럼 보이기 시작했다.2. 깃발은 상징이다, 상징은 권력이다태극기는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다.그건 국가의 얼굴이며, 국민의 정체성이다.그런데 그 얼굴 위에누군가가 낙서를 해놓고,그 얼굴로 마이크를 들고,그 얼굴로 분노와 증오를 외쳤다.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은그 깃..

5. 불꽃의시선 2025.06.21

“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였소이다”

— 이름을 말하지 못했던 존재들의 구조적 침묵1. 익숙한 그 문장, 그러나 무거운 울림『홍길동전』은 고전이라기보다언어의 억압을 절절히 드러낸 구조문학이다.“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였소이다.” 이 말 한 줄엔 단순한 신분 차별을 넘어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존재의 통증이 있다.불릴 수 없다는 건, 존재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2. 우리는 '대한민국'이라 부르지 못했다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우리의 나라를, 우리가 지은 이름으로 부르지 못했다.Korea는 고려의 그림자였고,불란서는 프랑스를 불로 시작해 버린 기형이었고,미국·독일·호주는 우리 말이 아니라,타인의 언어를 필터 삼아 받아 적은 이름이었다.우리는 나라를 나라라 말하지 못했고,말할 수 없었던 시절을 관성처럼 지금도 안고 살아간다.3. 언어..

5. 불꽃의시선 2025.06.21

영국과 잉글랜드, 도대체 뭐가 다른 거야?

— 하나의 이름, 네 개의 나라, 그리고 구조로서의 국가 1. 영국 = 잉글랜드? 정말 그럴까?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잉글랜드가 영국 아니야?”“런던? 아~ 영국 수도잖아.”하지만 사실 이건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영국(United Kingdom)은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이 네 나라가 모여 형성한 정치적 연합체다.즉, 영국은 단일한 한 나라가 아니라, ‘구조’다.2. 정식 국호부터 다르다영국의 공식 국호는 이렇게 길다.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그레이트브리튼과 북아일랜드의 연합 왕국”Great Britain =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 + 웨일스Northern Ireland = 아일랜드 섬 북부 일부따..

5. 불꽃의시선 2025.06.21

우리는 ‘대한민국’인데 왜 전 세계는 ‘KOREA’라 부를까?

— 이름을 말하지 못했던 시간의 흔적 — 1. Korea? 그게 우리 이름이었나?외국인과 대화하다 보면 이런 일이 있다.“Where are you from?”“I’m from Korea.”하지만 돌아서서 생각하게 된다.우리는 스스로를 ‘대한민국’이라 부르는데,왜 세상은 여전히 우리를 ‘Korea’라고 부를까? 이 질문은 단순한 호칭의 문제가 아니다.그건 바로, 이름을 누가 지었고, 누가 선택했는가의 문제다.2. Korea는 고려(Goryeo)에서 왔다역사적으로 보면, ‘Korea’는10~14세기에 존재했던 **고려(高麗, Goryeo)**에서 유래한 이름이다.고려는 당시 아랍 상인들과 유럽 선교사, 사절단들과 교류했고그들은 이를 “Cauli”, “Koryo”, “Korea” 등의 형태로 기록했다.즉, '..

5. 불꽃의시선 2025.06.21

미국, 독일, 호주… 그 나라 이름...

1. 이름은 아는 것 같지만, 모르는 것들미국, 독일, 호주.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부르는 나라 이름들이다.하지만 이 단어들을 그 나라 사람들에게 들려주면,“그게 누구?”라는 반응이 돌아올 수 있다.왜냐고?그 이름은 그들이 자칭한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2. 나라 이름도 번역되었을까?생각보다 많은 나라 이름이자국명과 전혀 다른 타국어 기반 번역 또는 의역으로 불리고 있다.한국어 명칭실제 자칭영어식 표기주된 유래 방식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USAAmerica → 美(아름다울 美)독일DeutschlandGermany일본식 음차 ‘獨逸(도쿠이츠)’호주AustraliaAustralia豪州(호화로운 대륙?)러시아RossiyaRussia중국식 음차 露西亞이탈리아ItaliaItaly義大利 → 일..

5. 불꽃의시선 2025.06.21

프랑스를 왜 ‘불란서’라 불러?

— 불도 안 났는데 왜 불란서야1. 프랑스? 아니, 불란서?프랑스 영화, 불란서 화장품, 불란서빵…한때 ‘불란서’는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의 대명사처럼 쓰였지만,가만 보면 좀 이상하지 않은가?불란서?불 난 서쪽 나라? 이건 진짜 말장난이 아니라, 이름 붙이기의 역사적 아이러니다.왜 프랑스를 굳이 ‘불란서’라고 부르게 된 걸까?2. ‘불란서’는 한자식 발음 흉내‘불란서(佛蘭西)’는 프랑스(France)의 발음을한자로 억지로 음차한 표현이다.佛(불) → 프蘭(란) → 랑西(서) → 스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소리를 흉내 내려는 ‘그림자 번역’**일 뿐.‘불’은 부처도 아니고, ‘란’은 난초도 아니고, ‘서’는 단지 서쪽이라는 지리적 이미지일 뿐이다.즉, 이 조합은 의미도 없고, 언어학적 정통성도 없는그저 한자..

5. 불꽃의시선 202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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