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감성 사이, 그 어느 다리위에서...

2025/05 60

‘앵커링 효과’에 속아 넘어가는 순간

🔖 『앵커링 효과』에 속아 넘어가는 순간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란,배에 닻을 내리면 선체가 크게 벗어나지 못하듯사람이 처음 접한 정보에 사로잡혀 이후 판단도 그 기준에 얽매이는 심리 현상을 말합니다.우리말로는 ‘닻 내림 효과’라고도 하죠.이 효과는 소비자 행동이나 가격 심리에서 자주 발견됩니다.사람은 처음 제시된 기준이 강하게 각인되면,그 이후 판단에서도 그 기준을 중심축 삼아 생각하는 경향이 생깁니다.예를 들어보죠.한 매장에서 TV 한 대를정가 200만 원이라며 큼직하게 강조해둔 다음,그 아래에 파격가 140만 원이라는 문구를 붙입니다.그러면 소비자는성능, 감가상각, 시세 따위는 뒤로 미룬 채“와, 60만 원이나 할인됐네”라는 생각에 빠져합리적 검토 없이 ‘득템’한 기분으로 구매..

5. 불꽃의시선 2025.05.20

[칼럼] ‘我’는 커지고 ‘吾’는 사라진다

🍃 “나는 정말 ‘나’를 알고 있는 걸까”나를 뜻하는 단어로,한자에는 ‘아(我)’와 ‘오(吾)’가 있고,영어에는 ‘I’와 ‘me’가 있습니다.‘아(我)’는 손[手]에 창[戈]을 든 모양에서 왔다고 합니다.밖을 향해 드러내고, 주장하고, 때론 과시하고픈 ‘나’지요.그에 비해 ‘오(吾)’는 입(口)과 오(五)의 결합으로,타인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내 안에서 조용히 살아 숨 쉬는, 솔직한 나 자신을 뜻한다고 해요.영어에도 이와 비슷한 구분이 있는 듯합니다.보여지고 비춰지는 ‘나’는 사회 속에서 작동하는 자아, 목적격의 ‘me’.반면, 내면에서 묵묵히 바라보는 주체, 생각을 내려두고 마주하는 진짜 나는 ‘I’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이런 구분은 철학자 부버나 현대 심리학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사실 세상은, 솔..

5. 불꽃의시선 2025.05.20

프롤로그

우리는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존재하는 것을 구분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꿈이라 해도, 세상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라 해도, 단지 기록되지 않았을 뿐인 진심이라 해도— 여기선 모두, 존재로 받아들인다. HiBridge의 생생구조는 그런 공간이다. 피로한 현실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으려는 말들, 버텨온 시간 속에서 단 하나 남은 감정들, 차마 표현되지 못한 설계도 같은 마음을 이곳에 조용히 올려놓는다. 구조는 단지 형식이 아니라, 우리가 다시 살아내기 위한 내면의 설계다. 감성은 단지 연약함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한 마음의 철근이다. 우리는 여기에 존재를 기록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까지도. 우리는기억으로 살아 숨쉬는 감정의 기록자이며, ..

0. 공지·안내 2025.05.20

[복원일기] '93.12.15. - 5호선 현장견학 그리고 씁쓸한 소식

📘 1993년 12월 15일 (수) / 날씨: 맑음 서울지하철 5호선 현장견학 그리고 씁쓸한 소식 오늘은 세 번째 현장견학이 있는 날이었다.서울지하철 5호선 공사현장을 방문했다.㈜한양이 시공 중인 정거장과 터널 굴착 갱도 내부를 둘러보았는데,지하 30m까지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거대한 공간이 펼쳐졌다.I형 강재들이 구조를 지지하고 있었고, 그 아래에서는 상부 반단면 굴착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하 공간이다 보니 배기가 원활하지 않아현장은 연기와 먼지가 자욱했으며, 꽤 답답하고 어두운 분위기였다.현장 사무실은 영등포의 한 폐병원 건물을 개조해 사용 중이었다.일반적인 가설 건물이 아닌 만큼 공간 활용은 잘 되어 있었지만,낡고 으스스한 분위기 때문인지 기분이 묘했다. 감리단과 현장 책임자의 설명을 들으며..

7. 복원일기장 2025.05.19

[복원일기] '93.12.14. - 오늘 하루, 가득 찬 강의와 작은 간절함

📘 1993년 12월 14일 (화) / 날씨: 맑음 오늘 하루, 가득 찬 강의와 작은 간절함오늘은 오전부터 저녁 특강까지 꽉 찬 일정이었다.오전 1~4교시엔 한국종합ENG 이법호 대표이사님의 강의가 있었다.그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라면서,"물의 원활한 공급은 정치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역설하셨다.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수십 년간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이야기였기에 귀 기울여 들었다. 오전 수업이 끝나자마자 점심을 서둘러 먹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챙겨 우체국으로 향했다.며칠 전 신문에서 본 ㈜경일기술공사 신입사원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오후 4~7교시엔 서울대 김명모 교수님의 강의가 이어졌다.토질공학은 이미 학교에서 배운 내용..

7. 복원일기장 2025.05.19

[복원일기] '93.12.13. - 3주차 시작, 익숙함 속 새로움

📘 1993년 12월 13일 (월) / 날씨: 맑음 3주차의 시작어느덧 이곳에 들어온 지도 벌써 2주일이 지났다.첫 주는 참 지루하게 느껴졌고, ‘앞으로 남은 4주를 어떻게 다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들었었다.하지만 이제는 이곳 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졌고, 316호실 방 사람들과도 편하게 잘 지내고 있어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볍다.오늘 오전 3교시는 과목이었다.경희대 토목공학과 백영식 교수님이 강의하셨는데, 첫인상부터 마치 탤런트 김상순 씨를 닮은 듯한 인상이었다.그런데 강의는 정말 감칠맛 나고 재미있었다.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으면서 던지는 유머에, 수업 내내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무려 3시간 연속 강의였는데도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강의가 끝나자 교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

7. 복원일기장 2025.05.19

[복원일기] '93.12.12. - 다시 돌아온 자리, 다시 시작한다

📘 1993년 12월 12일 (일) / 날씨 : 맑음 짧은 귀향, 다시 돌아오다 시골집에 하룻밤을 묵고,아침 일찍 부모님이 들일 나가시는 모습을 보며마음 한켠 미안함을 숨긴 채조용히 집을 나섰다. 구미로 향해 학교에 들렀다.방학이라 캠퍼스는 썰렁했지만대자보 게시판은 구호로 빼곡했고,본관 입구에도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얼마 전,차기 총학생회장과 부회장 등차기 집행부 간부들이 퇴학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한항의 시위가 있었다고 했다.본관에서는 단식농성도 벌어지는 중이라고 한다. 학교가 걱정되기도 했지만이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돌이켜보면 그간의 대학생활은학내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통일운동 등의 시위에자주 참여해 왔고, 그만큼 개인적인 학업은 많이 소홀해졌다. 이제 그만 멈추자.이런 일들은..

7. 복원일기장 2025.05.19

[복원일기] '93.12.11. - 2주차 시험, 그리고 고향 열차

📘 1993년 12월 11일 (토) / 날씨 : 맑음2주차 시험, 그리고 고향 가는 길 오늘은 2주차 시험일.오전 1, 2교시엔숙명여대 정현우 교수님의 강의가 있었다.주제는 『긍지의 한국인』.너무 재미있고 감명 깊은 강의였다. 정현우 교수는중국사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이며,TV 토론회 등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라고 한다.그가 소개한 『긍지의 한국인』이라는 테이프 제작물에는한갑수 한글학자(목요일 특강 강사),약학자 홍문화 교수,전 숭실대 안병욱 교수,김동길 교수 등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3교시에 시험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처음엔 강의를 흘려듣고시험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정현우 교수님의 강의가 너무 재미있어서절로 귀가 기울여졌다. 강의가 끝나고,307호 강의실에서 2주..

7. 복원일기장 2025.05.19

[복원일기] '93.12.10 . - 현장에서 미래를 본 날

📘 1993년 12월 10일 (금) / 날씨 : 흐림 현장견학 다녀오다오늘은 서울 북부 도로건설공사 현장을 견학했다.삼성건설이 시공 중인 대형 교량 공사 현장이었다. 이 교량은우리나라 최초로 세그멘탈 공법이 적용된 교량으로,총연장이 5km 이상,당시 기준으로는 동양에서 가장 긴 교량이라고 했다. 콘크리트의 설계기준강도는450kgf/cm²의 고강도였고,PSC BOX 거더를 세그먼트 방식으로 제작해현장에서 가설하는 방식이었다.현장 관계자는시공 오차가 3mm 이내,즉, 면도날 두께 수준의 정밀도로 시공되고 있다며놀라운 기술력을 설명해 주었다.이 공법은 앞으로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장을 둘러보며감독(감리단장)의 설명을 하나하나 귀담아 들었다.설계, 시공, 품질관리 등모든 공정이 컴퓨터를 기반으..

7. 복원일기장 2025.05.19

[복원일기] '93.12.09. - 헛걸음 같았던 하루, 그러나 나의 꿈은

📘 1993년 12월 9일 (목) / 날씨 : 맑음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다 오늘은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스스로 생각해도, 수업 내용도 집중도도모두 부실했던 하루였다. 오전 1, 2교시는한국해외기술공사 회장님이우리 건설인들의 마음가짐과부실공사 추방을 위한 감리원들의 역할에 대해열띤 강의를 해주셨다.3, 4교시는 영화 상영.대강당에서 합동 수업으로 진행되었기에출석 체크에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보았던㈜유신설계공단의 신입사원 모집공고가 문득 떠올랐다.망설일 필요 없이, 마음먹은 김에 원서를 내보기로 결심했다.학생과를 찾아가 재원증명서를 발급받은 뒤,오후 수업을 빠지고 곧장 서울로 향했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 내려유신빌딩을 찾아 나섰지만,서울 지리에 익숙지 않아한참을 헤매다 결국..

7. 복원일기장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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