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 12월 13일 (월) / 날씨: 맑음
3주차의 시작
어느덧 이곳에 들어온 지도 벌써 2주일이 지났다.
첫 주는 참 지루하게 느껴졌고, ‘앞으로 남은 4주를 어떻게 다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들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곳 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졌고, 316호실 방 사람들과도 편하게 잘 지내고 있어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오늘 오전 3교시는 <기초공> 과목이었다.
경희대 토목공학과 백영식 교수님이 강의하셨는데, 첫인상부터 마치 탤런트 김상순 씨를 닮은 듯한 인상이었다.
그런데 강의는 정말 감칠맛 나고 재미있었다.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으면서 던지는 유머에, 수업 내내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무려 3시간 연속 강의였는데도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
강의가 끝나자 교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가득 찼다.
4, 5교시는 우리 지도교수님이신 김여택 교수님의 <댐 시공과 감리> 수업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댐 건설 사례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와 그에 대한 대응 사례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실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6, 7교시는 <건설기술개발> 과목으로, 신안건설산업의 김영구 전무님께서 강의를 진행하셨다.
처음에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머리숱이 적고, 목소리도 거북하게 들려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6교시엔 졸음을 이기지 못했지만, 7교시부터는 차분히 귀를 기울였고, 그제야 강의의 핵심이 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종합건설업과 E.C(Engineering & Construction)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야간 특강 시간에는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전산> 수업이 있었다.
오늘은 CAD 사용법에 대해 배웠는데, 이제는 개념이 조금씩 잡혀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감기에 걸릴 것 같다.
내일은 더 춥다고 하니,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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