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감성 사이, 그 어느 다리위에서...

7. 복원일기장

[복원일기] '93.12.24. - 내 구조 인생의 출발점에서

불꽃엔지니어 2025. 5. 24. 17:13

📘 1993.12.24. (금)  날씨 : 맑음

 

제1기 초급감리원 교육과정 수료하다

오늘,
긴장과 설렘 속에서 마지막 수료시험을 치르며
제1기 초급감리원 교육의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오전 9시,
마지막 수료시험이 1시간 동안 치러졌다.
총 30문항.
그간 나름 열심히 공부해 왔기에, 당연히 자신감이 있었다.
앞 주차 시험들도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기에,
이번 시험만 잘 보면 입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시험지를 받아드는 순간, 당황했다.
시험은 까다롭고, 문제는 낯설었다.
자신 있는 문제부터 풀고, 나머지를 붙들고 고민했지만
결국 몇 개는 ‘감’에 의존해 체크해야 했다.
시험 후 답을 맞춰보니 5문항 이상 오답이 있었던 듯했다.
그 순간, 입상은 물 건너갔구나… 싶었다.

 

오후 2시. 수료식이 열렸다.
건설부장관상은 주공감리공단 소속 교육생에게,
교육원이사장상은 하우감리기술 소속 교육생에게,
교육원장상은 도공감리공단과 주공감리공단 소속 교육생들에게 각각 수여되었다.
그들은 틀린 문제가 3문항 이내였을 것이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4주간의 배움과 성장,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졌다.

 

룸메이트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그동안 정들었던 생활관 316호,
함께 했던 이름들, 웃음소리, 고민들, 그리고 밤늦게까지 이어졌던 토론과 공부들...
모든 순간이 눈앞을 스쳐갔다.
언젠가 건설 현장이나 중급감리원 교육 과정에서
그들과 다시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이제,
초급감리원 수료증을 손에 들고
실제 부실공사 방지의 최전선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다.
이 교육과정에서 배운 모든 것을 바탕으로
한 사람의 기술자로서, 건설현장을 바르게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에필로그>
한 달 뒤, 나는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인 경일기술공사에 공채로 입사했다.
설계와 시공을 전혀 경험해 보지도 못한 채 감리업무부터 시작한 다는 것은
영 아니다 싶었다. 시공은 나의 체질에 맞지 않을 것 같고,

그래서 설계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다행히,
지원자 300여 명 중 최종 합격자 13명 (남 8명, 여 5명).
처음 배정받은 곳은 도로부였지만, 약 3개월 후 구조부로 발령.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내 구조인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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