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12.23. (목) / 날씨 : 맑음
건설기술교육원에서의 마지막 수업, 마지막 밤
오늘로 4주간의 교육과정이 모두 끝났다.
이젠 수료시험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작은 막막했지만, 어느새 이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와 있다.
오전 1~4교시는
경희대 백영식 교수님의 <기초공> 강의.
딱딱한 토질공학을 이렇게 유쾌하고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다니.
재미있는 예시로 학생들의 집중을 이끌어내는 교수님의 감칠맛 나는 강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었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존경심이 인다.
4교시엔 건설기술교육원 원장님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다.
이제 수료를 앞둔 우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주셨다.
오후 5~7교시는
한양대 조효남 교수님의 <신행주대교 붕괴원인> 분석 강의.
작년 건설부 발표와는 다른, 보다 정밀하고 설득력 있는 원인 해석이 인상적이었다.
건설부는 전단파괴를 원인으로 발표했지만,
조 교수님은 가교각의 침하에 의한 순간파괴가 근본 원인이라 진단했다.
공법의 부적절한 선택과 부실시공이 낳은 사고.
슬라이드를 통해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펼치셨다.
저녁 특강 시간엔 ACAD 실습으로 마지막 수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교육원의 모든 커리큘럼이 끝났다.
지금 이 시간,
생활관 복도 곳곳에선 수료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는 교육생들로 가득하다.
책상마다 전등 불빛이 환하다.
이 밤을 지나면, 우리는 또 다른 여정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무엇보다, 취업이 순조롭게 되기를... 간절한 바람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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