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 12월 3일 (금) / 날씨 : 맑음
오늘 날씨는 무척 쌀쌀했다.
길가에 얼음이 언 걸 보니
기온이 많이 내려갔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기숙사와 강의실 모두 따뜻한 난방이 잘 되고 있어
생활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전 1, 2, 3교시는
건설부 서기관 박덕웅 강사님의
<건설기계> 강의 마무리 수업이었다.
어제 다 끝내지 못한 부분을 이어서 강의하셨다.
3, 4교시는 <폐수처리> 과목.
어제에 이어 최용운 부사장님의 수업이 계속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흥미로운 과목은 아니었지만
부드럽고 신사적인 노교수님의 강의 덕에
차분하고 좋은 수업 시간이 되었다.
오후 5교시는 <전산활용> 시간.
공정관리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해보았다.
컴퓨터에 조금씩 감이 잡혀가는 기분이다.
6, 7교시는
경원대 대학원장 김의원 교수님의
“한국의 건설기술사” 강의가
대강당에서 감리반 전체 통합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강의가 지루했던 탓인지
수강생 대부분이 졸고 있었다.
나 역시 집중이 안 되어
그 시간 동안은 건설기술관리법을 자세히 읽으며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 특강 시간에는
<정신문화연구원>의 이동길 교수님 강의가 있었다.
주제는 “명분과 주체”.
키가 작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겉모습만 보면 교수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두루마기 개량한복을 입고
쏟아내는 말씀 하나하나가
강의실의 공기를 바꿨다.
그는 우리가 무심코 쓰는
수많은 말들이
일제의 지배 전략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걸 지적했다.
예를 들면,
(입장 → 처지), (망년회 → 송년회, 신년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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