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벽, 나에게 말을 건 구조
그날 새벽,
그저 멍하니 앉아 구조도면 하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구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분명히 느꼈다.
그가, 아니 그것이
나에게 무언가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너는, 지금도 누군가를 지지하고 있니?’
‘네가 견디고 있는 하중은 어디서 오는 거니?’
‘균형은 무너졌니, 아니면 흔들리기만 한 거니?’
그 구조물은 나처럼,
버티고 있었고,
조용히 균형을 잡고 있었고,
어딘가 조금은 기울어져 있었다.
나는 그 새벽,
처음으로 구조가 단순한 공학의 대상이 아니라
감정과 삶의 거울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로 나는
모든 구조물 앞에서 한 번쯤 멈춰 선다.
그리고 묻는다.
“너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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